조별과제. 인원은 박목련, 국민수, 이세아, 박지우. 넷 중 둘만이 밤을 새며 과제를 하고 있었다. 저와 갈색 머리의 남성을 제외한 전원에게 연락이 닿지 않는,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인 상황이었던 것이다. 상당히 심기가 거슬려있는 상태에서, 꾸역꾸역 둘이서라도 발표를 준비하던 중에. 나름의 완벽주의자였던 그의 휴대폰이 우웅 울렸다. 컴퓨터에 설치된 메신저 덕...
이 은 하 23, 여성 저, 진짜 진짜 팬이에요! 외관 @RAVOMU3U님 픽크루 164. 상당히 작은 키였음에도, 아담한 체구 덕에 귀여운 이미지가 더 강했다. 고양이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햇살수인이라는 말이 적합한 얼굴. 몸무게는 평범하다고 해두자. 햇빛을 받으면 어두운 갈색빛을 띄는, 흑발에서 갈발 사이 그 어딘가의 머리카락이었다. 자연 갈색이라고 봐도...
여은은 한동안 여유가 없었다. 그래서 더더욱 이 관계를 되짚어볼 시간이 없었을지도 모른다. 어느날, 컴마로부터 연락이 잘 안 되었을 때. 그때, 혹은 언젠가, 이런 생각을 했다. 우리는 과연, 어떤 사이일까? 그런 궁금증이 생긴 것은, 컴마와 알고 지낸 지 꽤된 어느 봄날부터였다. 호감이 없지는 않은데, 안타깝게도 입 밖으로 궁금증을 뱉어볼 자신이 없었기에...
* [ 20XX년, 6월 2일 그들은 두려움을 느끼지 못한다. 고통도 마찬가지로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 가능성은 두 개다. 못 느끼거나, 못 표현하거나. ] 검은 머리칼과 푸른 눈동자를 조화롭게 가진 여자는 땅에 떨어진 종잇장을 집어들었다. 너저분하네, 너도 쟤들과 같구나. 그리 속으로 혼자 생각하다가 말없이 종이를 구겼다. 여자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지...
박 목 련 24, 여성 야, 국민수. 외관 172에 52. 평범했으나 보기에는 슬림한 체형. 두 눈은 상당히 어두운 노란 빛으로 물들어있었다. 긴 속눈썹은 태생부터 타고난 것으로 보였다. 긴 흑색 머리카락은 허리까지 닿았는데, 미용실에 갈 타이밍을 매번 놓쳐 그만큼 기르게 됐다고 한다. 전체적으로 예쁘장한 얼굴과 얌전한 겉모습 탓인지, 대나무 숲에 익명 고...
지독히 흐린 날, 비가 내렸다. 그리고 그 비가 내리는 길 한복판에, 우산을 쓴 여자와 그 앞에 선 남자가 있었다. “좋아해요. 나도 언제부터 이랬는지 모르겠는데… 나 네모 씨 좋아해. 네모 씨는 내 소중한 친구잖아. 네모 씨한테 나도 소중한 친구일 거고. 그 이상은 안 돼요?” 어제저녁. 문세평은 청승맞게 비를 맞으면서 한 사람을 붙잡고 하소연하듯 고백을...
요즘 송도끼가 빠진 상대가 있다. 일편단심이라 불리기도 하던 그가 마음에 두게 된 상대가 누구일지 주변인들은 잔뜩 궁금해했다. 그런 주변인들의 궁금증은 신경도 쓰지 않으며, 송도끼는 오늘도 일정한 범위 내의 멘트들 중 무엇을 보낼지 고민했다. 그러다 결국 진부한 작업멘트 하나를 꼽아 보냈다. 나 📩 [여주 씨! 오늘 날씨 보셨나요? 마치 여주 씨처럼 맑아요...
[료나: 회장님] [료나: 톡 좀 봐주세요] [료나: ㅠㅠ 자꾸 피하시면 저희 공연은 어케요! ] [료나: 사실 공연은 핑곈데 그래도 ] [료나: 아 아니지 여튼 ] [료나: 연락 좀 봐주세요 ㅠㅠ] 배추민의 휴대폰이 우웅 우웅, 계속 울려댔다. 진동이 거슬렸는지 휴대폰을 무음으로 바꾸고 그대로 전원을 꺼버렸다. 안 읽은 알림 6개, 발신인 료나. 휴대폰을...
집에 들어온 선우스레는 침대에 누워서 휴대폰 화면을 조용히 껐다가 키기를 반복했다. 새로운 알림에 아무것도 떠있지 않은 것을 보고 한숨을 쉬었다. 차였다고 눈물을 흘리는 편은 아니었나 보다. 시간이 지나도 아무 알림이 없길래, 결국 선우스레는 휴대폰을 쥔 채로 눈을 감았으리라. 그로부터 며칠 동안 그녀로부터 연락은 없었다. 그도 먼저 연락하지 않았다. 솔직...
정신을 차려보니 이미 영화관 밖으로 나와있었다. 다 먹은 팝콘이랑 콜라는 어떻게 했더라. 잡생각들이 머리를 가득 채우던 중에 제 앞에 서 있는 사람이 누구였는지 어느새 다시 떠올리게 되었다. 선우스레는 이미 답을 알고 있었다. 분명 아까 확실한 답을 받았으니까. 사실 여기, 지금, 그녀의 앞에 서 있는 것이 확인 사살밖에 더 되지 않는다는 것은 잘 알고 있...
“나 너 좋아하는 거 같아.” “…영화 몇 시라고 했지?” 냉정하게 말하면 거절, 유하게 말하면 질문. 이어폰을 끼고 제 말을 듣고 있던 그녀의 반응이다. 확실한 답을 받기 전까진 아무도 결과를 모른다. 속으로 되뇌며 애써 자신을 위로하던 선우스레가 그녀가 못 들었나 싶어 다시 한 번 입 밖으로 결심한 말을 내뱉으려고 하던 참이었다. 상당히 더위에 열이 받...
자유로운 창작이 가능한 기본 포스트
소장본, 굿즈 등 실물 상품을 판매하는 스토어
정기 후원을 시작하시겠습니까?
설정한 기간의 데이터를 파일로 다운로드합니다. 보고서 파일 생성에는 최대 3분이 소요됩니다.
포인트 자동 충전을 해지합니다. 해지하지 않고도 ‘자동 충전 설정 변경하기' 버튼을 눌러 포인트 자동 충전 설정을 변경할 수 있어요. 설정을 변경하고 편리한 자동 충전을 계속 이용해보세요.
중복으로 선택할 수 있어요.